본문 바로가기

티알 로그 백업

푸른 장미의 마법사

KPC 유정호 PC 강도윤

 
~
 
평소처럼 공연장 내부에는 사람들이 가득 찼습니다.
 
무대 위에 올라온 사람은 단 한 명, 유 정호입니다.
 
휘황찬란한 마술 솜씨로 주목받던 유정호는 이 나라 사람들의, 더 뻗어가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끄는 최고의 마술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당신은 그런 유정호와 유명해지기 전부터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강도윤은 서툴게 간단한 마술을 펼치고 실수도 자주 하던 유정호를 다독여주고, 응원해주고, 때로는 가볍게 놀리기도 했습니다.
 
이제 유정호는 예전의 그가 아닙니다.
 
유정호의 손짓 한 번이면 아무것도 없던 무대 위로 꽃이 한가득 피어나고, 텅 비었던 모자 안에서 비둘기 떼가 날아오릅니다.
 
그뿐인가요?
 
약간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을 위험한 마술까지 유정호에겐 쉬운 일입니다.
 
다시, 사람들의 갈채 소리가 쏟아집니다.
 
갈채를 받던 유정호는 파란 장미 한 송이를 들고 탐사자를 바라봅니다
 
아, 저 파란 장미를 보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습니다.
 
언젠가 유정호는 탐사자에게 비밀을 고했죠.
 
"영원히 지켜야 할 비밀을 알려줄게."
 
유정호가 그 말을 한순간부터 강도윤, 당신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 생겼습니다.
 
저건 단순한 마술이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유정호가 부리는 건, 마법입니다.
 
~
 
푸른 장미의 마법사
 
KPC 유정호 PC 강도윤
 
~
 
마지막 마술까지 선보인 유정호가 모자를 한 손으로 내린 뒤 관객석을 향하여 허리를 숙입니다.
 
관객들의 환호성이 무대를 가득 채우고, 그 속엔 강도윤도 있겠지요.
 
마법인 걸 알고 있음에도 혀를 내두르게 되는 광경이었습니다.
 
하물며 마법인 걸 모르는 관객들은 어떤 심정일까요?
 
유정호가 최고의 마술사가 된지는 3개월, 그 짧은 기간동안 유명세는 날로 치솟았습니다.
 
강도윤은 빠듯한 일상에 무대를 보는 건 이번이 두 번째 입니다.
 
휴가를 내길 정말 잘한 거 같아요.
 
처음은, 유정호의 첫 무대였습니다. 그리고 마법사라는 것도, 그날 무대가 마친 뒤였지요.
 
어떻게, 어쩌다 마법을 부릴 수 있게된 건지 유정호는 끝내 얘기하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유정호의 마법은 오로지 즐거움과 놀라움을 심어주니, 상관없지 않을까요?
 
하나둘 자리에 일어나는 관객에 강도윤은 잡념에서 깨어납니다.
 
강도윤 역시 유정호에게 향하기 위하여 일어납니다.
 
이때, 관찰 판정
 
강 도윤: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7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스치듯 지나가는 사람들 중, 낯익은 얼굴이 꽤 있네요.
 
처음 무대에도 있었던 사람들 같습니다.
 
유정호의 마법이 매혹적인 걸 알고있으니, 그냥 지나칠 일이겠지만요.
 
아, 꾸물거리면 안되겠네요. 유정호가 무대 뒤에서 기다릴테니까요.
 
강 도윤:(사람들 슬쩍 보더니 무대 뒤로 갑니다... 위험한 것도 아니고. )
 
탐사자가 무대 뒤로 향하면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유정호가 나옵니다.
 
유 정호:오늘 괜찮았어, 도윤아? 마음에 드는 건 있었을까?
 
강 도윤:(지그시...) 마음에 들지 않을 게 뭐가 있을까. 오늘 휴가내길 잘한 거 같아. 그만큼 좋았어. (천천히 걸어가 꼭 안고서는 말합니다. )
 
유 정호:정말? (마주 꼭 끌어안고 머리에 기대 볼을 부빈다.) 예전이랑 많이 달라졌지? 오늘 온다고 해서 더 열심히 연습도 했어.
 
강 도윤:응. 엄청 많이. 너 처음 마술 보여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뒷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더니 눈웃음 씩 짓습니다. ) 고생했겠다. 피곤하지는 않아? 거의 못쉬는 거 같던데.
 
유 정호:아하하, 지금 생각하면 조금 부끄러운데. (작게 고롱대는 소릴내는 듯 싶더니 마주 눈을 휘어 웃는다.) 응, 방금 막 피로가 사라진 느낌이야. (몇 번더 네 손에 부비적대곤) 이제 도구 좀 정리할 힘이 나는 거 같아. (한번 꼭 안아주고 떨어진다.) 얼른 두고 올게.
 
그렇게 말하고 마술 도구들을 두고 오겠다며 도구가 담긴 상자를 들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런 유정호를 기다리던 강도윤은, 그가 두고간 탁자 위에 파란 장미를 발견합니다.
 
첫 무대 때도, 이 장미를 들고 강도윤을 바라보았죠. 오늘처럼 말이에요.
 
강 도윤:(추억돋는다...) 오늘도 귀여웠지만, 예전에도 귀여웠지.
 
유정호가 들었다면... 잔뜩 붉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른 오겠다는 말처럼, 잠깐 뒤에 유정호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장미를 챙기며, 중요한 걸 놓고 갈뻔했다고 말하네요.
 
유 정호:(장미도 두고...)(다시 네게 다가가 꼬옥 끌어안는다.) 저녁 아직 안 먹었지? 네가 좋아할만한 메뉴가 있는 레스토랑이 근처에 있는데 같이 갈래?
 
강 도윤:(장미 잠시 보다가 이내 고개 찬찬히 끄덕입니다. ) 아직 저녁 안 먹었는데, 잘됐다. 정호, 너도 아직 저녁은 안 먹었나보네? 근처면 걸어갈까?
 
유 정호:응, 같이 먹으려고. (안았던 팔을 풀고 손깍지를 잡는다.) 걸어갈만한 곳이야. 미식가들도 자주 찾는 곳이라고 하더라고.
 
~
 
유정호의 말대로 인기가 많은 곳인지, 입구부터 오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강도윤과 유정호가 안으로 들어서자 직원이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합니다.
 
직원은 자리를 안내하고, 메뉴판을 건넵니다.
 
파스타, 피자, 스테이크 등등. 양식이 주를 이루고 있고, 음료는 일반적인 커피부터 에이드 음료, 와인까지 다양하네요.
 
주문을 해볼까요?
 
강 도윤:(메뉴판 봅니다...) 뭐 먹을래? 음료도 시킬까?
 
유 정호:응, 그러자. (메뉴판 빠안..) 난 스테이크 먹을까 싶은데. 음료는... 에이드? (갸웃..)
 
강 도윤:(고개 끄덕입니다. 직원을 지그시 보더니 조곤조곤 말해요.) 같은 걸로 두 개 주세요.
 
직원이 주문을 받고 떠납니다.
 
인기있는 식당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웅성이는 소리가 꽤 들리네요.
 
듣기 판정
 
강 도윤: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들린...다?)
 
뒷좌석 여성 두 명이 나누는 대화가 들려옵니다.
 
"마음이 변해버린 걸까? 그 사람이 예전 같지가 않아..."
 
"무슨 소리야? 그렇게 사이가 좋았는데?"
 
"모르겠어. 만나는 시간도 줄더니, 면전에 대고 뭐라는 지 아니? 마술이 아니면 죄다 지겹다는 거야..."
 
유 정호:조금 시끄럽지? (멋쩍게 웃더니,) 그래도 한 번 같이 오고 싶었어. 맛있는 곳이라길래. 네 입맛에도 맞았으면 좋겠는데.
 
강 도윤:(마술이 재밌긴 한데... 저정도면 중증이네.) 응? 아니, 그닥. 이런저런 얘기 듣는것도 꽤 재밌잖아. 뭐... 권태기라던가, 흔한 얘기긴 하지만.
 
유 정호:(권태기...) 그래? (데구르 눈을 굴리더니 탁자 위에 손을 꼭 잡는다..)
 
강 도윤:(웃음...) 응, 물론 경험은 사실상 없지만. 마술이랑 권태기가 온 적은 없어? 난 학교 다닐때 공부랑 좀 있었는데.
 
유 정호:(경험 없다는 말에 끄덕이며 웃는다.) 응, 내가 원해서 하는 거니까.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서 하는 거라 온 적은 없더라고. ...잘 안되면 항상 옆에 붙어있기도 했고.
 
강 도윤:원해서... 하기야, 하기 싫다면 진작 그만두라고 내가 잔소리나 했을 거 같기는 해. 이러나 저러나, 하고 싶은거라면 뭘 해도 상관 없지만. (곰곰...) 아, 담배랑 마약은 빼고.
 
유 정호:응, 내가 싫어하는 거면 분명 네가 당장 그만두라 했을 거잖아? 그리고 나는 아마 그 말을 착실히 따랐을거야. (베시시.) 그건 나도 싫은 걸... 걱정 안하겠지만, 그래도 걱정 마. 절대 안할 거야.
 
도란도란 둘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보면 종업원이 메뉴를 들고 다가옵니다.
 
종업원이 힐끗힐끗, 유정호를 아는 눈치로 바라보지만 자신의 일을 해야할테니, 금방 떠납니다.
 
유정호 본인은 모르는 눈치지만요.
 
강 도윤:(직원 봄... 안봄...) 왠지 좀 새삼스럽네.
 
유 정호:응? 어떤 게? (스테이크 잘라서 도윤이 입에 가까이 대줌. 아.)
 
강 도윤:(아. 하고 받아먹고...) (모른다니 의외네. ) 그냥. 너 귀엽다는 소리야.
 
유 정호:(그리고 나서 자기 얌...)(뚝딱...) 나 방금 뭐 했어...?
 
강 도윤:(고기 미리 썰어두고... 보면서 씩 웃습니다.) 글쎄. 뭐 했을까. ...장난이야. 그냥. 여기 직원이 널 알아보는 거 같아서?
 
유 정호:(눈 도르륵..)(열심히 머리 굴리다 멈춤..) 그랬어? ...몰랐네. 마술은 늘었는데 눈치는 안 늘어났나 봐. (장난스레 웃고 다시 입에 고기를 넣어준다.)
 
강 도윤:(지그시 보더니 픽 웃고. ) 그래, 그런가보다. 너랑 처음 만났을 때는 눈치 엄청 빠른 줄 알았는데. (받아먹기...) 그러고 보니, 어제 우리반 애가 준 게 있었는데. 너 쿠키 좋아해?
 
유 정호:아니면 너한테만 신경을 쏟고 있어서 그런 걸 수도 있어. (베시시,) 응, 좋아해. (암냠..) 아이들이 널 엄청 좋아하나 봐. (음음.) 하긴, 누가 널 싫어하겠어, 그치?
 
강 도윤:(뚝딱... 이지만 티는 안 나게...) ...말도 잘 해. 진짜 귀여워서 어떡하지. 이건 남들한테 보여주기 싫은데. (뺨 살살 쓰다듬나 싶더니 쿡 찌르고. ) 우리반이라서 그래. 애가 원체 성숙하기도 하고. (가방에서 포장된 봉투 하나 꺼내더니. ) 저녁 다 먹고 나서 먹을래?
 
유 정호:(콕, 볼이 들어간다.. 손에 살짝 기대고 연하게 웃더니,) 안 그래도 너만 볼 수 있는 모습인 걸. (부빗..) 그래? 그래도 선생님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있으니까. (봉투를 받아간다.) 응, 그러자.
아, 그리고 시간 괜찮아? 저녁 먹고 난 뒤에 말이야. 보여주고 싶은 게 있거든.
 
강 도윤:응. (보여주고 싶은 거...?) 나야 시간은 많지. 너보다 내가 훨씬 한가할껄. (고개 끄덕이고. )
 
유 정호:(보여주고 싶은 거. 짙고 은은한 미소를 짓는다.)
 
서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먹다 보면 어느새 식사는 끝나 있습니다.
 
아이에게서 받은 쿠키도 서로 나누어 먹고, 계산을 마친 뒤에 두 사람은 밖으로 나옵니다.
 
해는 완전히 저물었는지 하늘을 올려다 보면 캄캄합니다.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건, 볼 수나 있을까요?
 
그런 생각이 들 때, 말없이 유정호는 손을 내밉니다. 언제나 그렇듯, 나른한 미소를 지은 채로요.
 
강 도윤:(지그시... 손 뻗어 손 잡습니다. )
 
강도윤이 손을 잡으면, 두 사람의 몸이 천천히 붕 떠오릅니다.
 
강 도윤:(...?)
 
유 정호:(...)(괜찮지?)
 
강 도윤:(야경보자는 건가...?)
 
유 정호:(베시시.)(약하게 끌어당겨서 손은 잡은 채, 뒤에서 꼭 끌어안는 모양새로 몸이 점점 떠오른다.)
 
점점 떠오르던 몸은 건물의 가장 꼭대기까지 닿을 정도로 높게 떠오릅니다.
 
"낮에는 모두를 위한 마법을 선사했으니, 밤에는 너만을 위한 마법을 선물할게."
 
느리게 속삭이 듯 말하고, 그 아래로 보이는 풍경은...
 
마법사가 보여주는 풍경답게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짙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도시의 거리와, 개미보다도 작은 걸어다니는 사람들.
 
유독 꼭 잡은 손과 끌어안아 닿아있는 몸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조금 더 위로 향하면 구름이 손에 닿을 것만 같은 기분도.
 
강도윤과 잠시 눈을 마추더니, 천천히 밤하늘을 거닙니다.
 
아무 것도 없는 하늘을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밟아가면서 유영하는 기분은
 
감히 말할 수 없겠지요.
 
유 정호:어때? 마음에 들어...? (혹여 싫어할까 마음을 졸이며..)
 
강 도윤:(아래 지그시 봄...) 그럴리가.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너무 좋은데. (주변 두리번대더니 씩 웃으며 볼에 짧게 입을 맞춥니다. )
 
유 정호:떨어질 일은 없으니, 엄청 좋다는 거지? (그제야 얼굴이 펴지며 간지럽다는 듯 잘게 웃음을 흘린다. 이마에 지그시 입을 맞춰주곤,)
 
강 도윤:(한쪽 눈 살포시 감더니, ) 응. 물론이지. 네가 날 떨어뜨릴 리는 없으니. (천천히 발을 옮기고. ) 학생때는 마법이라고는 없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걸 내 애인이 하고있네.
 
유 정호:...나도 마법이 없을 거라 생각 했는데. 그걸 내가 하고 있더라고. (천천히 따라가며 장난스런 웃음을 흘린다.) 네게 이런 걸 보여줄 수 있어서 다행이야.
 
강 도윤:(앞을 잠시 보더니 고개 돌려 보며 씩 웃습니다. ) 이런 것도 좋지만, 너랑 같이 본다는 게 제일 좋아. 넌 무슨 마법이 제일 좋았어? 네 스스로 봤을 때.
 
유 정호:(눈을 마주하며 연하게 웃는다. 볼에 쪽.) 지금. 항상, 너무 보여주고 싶었거든. 내가 할 수 있는 선물 중에 객관적으로도 제일 예쁜 거니까.
 
강 도윤:(응?) 하기야. 사람한테 소유를 운운하면 곤란하니까. 선물로 널 받을 순 없잖아. (부스스 웃더니 잠시 풍경을 눈에 담는 마냥, 온 곳을 찬찬히 주시합니다. )
 
유 정호:나는 항상 네 거였는데. 다시 선물할 수 있나? (얌전히 네 머리에 묻혀서 부빗..) 원한다면 언제든 보여줄게.
 
풍경을 눈에 다 담을 수 있게 시간을 두고, 잠시 뒤에 느리게 이끌어 건물 꼭대기로 가, 걸 터 앉습니다.
 
유정호는 아래로 보이는 거리를 응시하며,
 
"내가 바라는 건 너도 바라는 거지?"
 
당신에게 기대며 무심히 뱉습니다.
 
강 도윤:응? 네가 위험하지 않다면, 뭐든 네가 원하는대로... 면 좋겠는데. 당연하잖아?
 
유 정호:(베시시..) 응, 갑자기 궁금해져서 물어봤어. (실없이 내뱉곤 손을 꼭 잡는다.) 피곤하진 않아?
 
강 도윤:너랑 있는데 피곤할리가 없잖아. ( 손을 꼭 잡은채, 반댓손으로 머리를 살살 쓰다듬더니, ) 넌 괜찮아?
 
유 정호:그래도. (얌전히 쓰다듬을 받으며 웃음을 흘린다.) 나도 괜찮지. 그래도... 그래도 돌아가야하니까. 많이 늦었잖아? 아쉬워서 물어봤나 봐. (부빗.) 데려다 줄게.
 
강 도윤:(깜빡...) 하긴, 내일도 일은 있으니까. 시간 날 때 틈틈히 연락해줘. 낮잠시간에는 얼마든지 받을 수 있거든. 퇴근후도 그렇고. (웃음,) 많이 아쉬워? 그럼 자고 갈래?
 
유 정호:(뚝..딱...) 그래도 편하게 쉬어야하니까... (느리게 손을 잡고 다시 밤하늘을 날아서 집으로 향한다.)
 
집 앞에서 아쉬운 듯이, 손을 꼭 잡고 다시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춰줍니다. 그러곤 손을 흔들며 밤하늘로 사라지네요.
 
괜찮다면 내일도 무대를 보러 와 주지 않겠냐는 말과 공연표 한 장을 남기면서요.
 
집 안으로 돌아온 탐사자는 피곤을 느낍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긴장을 한 모양이네요.
 
씻고, 옷을 갈아입고 잘 준비를 마친 강도윤은 잠들기 전 유정호가 보낸 문자를 읽습니다.
 
"내일 공연도 오후 2시야. 잘 자, 도윤아."
 
강 도윤:(답장 칩니다...) (너도 잘 자, 내일 봐. 사랑해. )
 
~
 
잠에서 깬 강도윤은 유정호가 보낸 문자를 다시 확인합니다.
 
오후 2시에 공연이 있다는 말과, 답장으로 "나도 사랑해" 라는 말이 와있었네요.
 
아직 시간이 있으니 못했던 집안일을 하거나, 선물을 구매하거나, 부족했던 잠을 보충하거나. 오랜만의 자유시간입니다.
 
강 도윤:너무 흔하긴 하지만, 꽃다발이라도 사다 주고싶은데... 대강 시간이 맞겠지?
 
시간은 많네요! 사고도 시간은 남을 것 같습니다.
 
뭐든 좋아요, 편하게 기다리면 좋을 것 같네요.
 
강 도윤:(꽃집에 갑니다... 분홍색 장미로 꽃다발을 사들고서는 기다려요. )
 
예쁜 분홍 장미 꽃다발을 들고 있습니다. 보기만 해도 두근거리네요.
 
꽃집 아주머니가 "어머, 애인 주려고?" 하며 여러 이야길 하며 몇 송이를 더 꽂아준 덕에 더 풍성해 진 것 같습니다.
 
꽃을 사고 적당히 쉬다보면 슬슬 공연장으로 출발할 시간입니다.
 
향긋한 꽃향기를 풍기며 깔끔하고 넓은 공연장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야할 관객석이 텅 비어있네요.
 
무슨 일이죠?
 
관객석을 둘러보던 탐사자는 무대 뒤에서 들리는 말소리에 귀를 귀울입니다.
 
이 목소리는 유정호와 그의 동료인 것 같은데...
 
강도윤이 무대 뒤로 들어가면 비교적 덤덤해 보이는 얼굴의 유정호와 경악의 찬 동료 조수의 모습이 보입니다.
 
유정호는 편지 한 장을 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네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봐도 악의적으로 그은 듯 찢어져 있고, 새빨간 무언가가 묻어있습니다.
 
그 아래로 사지가 조각난 인형도 떨어져 있고요.
 
불길하기 짝이 없는 것들입니다.
 
조금 더 유심히, 편지를 살피면. 아. 붉은 건 글씨였네요.
 
[ 당장 마술을 그만두지 않으면 죽여버릴 거야. ]
 
라고 쓰인.
 
누가보아도... 살벌한 협박편지 입니다.
 
SANC (0/1)
 
강 도윤: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편지를 들고 있던 유정호가 인기척을 느끼고 돌아봅니다.
 
서로 눈이 마주친 유정호는 아차, 싶은지 편지를 구기고 쓰레기통에 버린 뒤, 미안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마주합니다.
 
유 정호:미안해. 바로 연락했어야 했는데... 오늘 공연이 한 시간 미루어졌어.
 
강 도윤:(픽 웃으며 다가가더니, 품에 꽃다발을 안기고서는. ) 그 정도야, 뭐... 넌 괜찮아? 예상한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예쁜거나 봐, 정호야.
 
유 정호:(!)(분홍색 꽃다발을 받고 눈을 휘어 웃는다.) 응, 괜찮아. 가끔 오는 거기도 하고. (꽃과 너를 번갈아 보더니 고갤 끄덕인다.) 응!
일찍 온 김에 대화하면서 시간갈 때까지 있자. 예쁜거 많이 봐야지. (손 꼬옥.)
 
강 도윤:(웃는 모습 지그시 보더니, 주변을 보고 두어번 쓰다듬고, ) (응?) 시작 전에 준비라거나, 안 해도 괜찮아? 나야 좋지만, 넌 바쁘지 않겠어? (손을 잡자, 못말린다는 마냥 씩 웃더니. ) 한 시간이나 남았구나. 점심은 챙겼어?
 
유 정호:응, 어차피 마법이기도 하니까. (속닥) 준비는 항상 해놓고 있기도 하고. (아이마냥 순하게 웃음을 짓는다.) 간단하게. 너는 먹었어? 공연 보려면 뭐 먹는 게 좋을텐데.
 
강 도윤:하기야. 누가 하는건데. (주변에 들리기 쉬운 정도의 소리로 말하고서는, ) 나도 가볍게 먹고 왔어. 두 시면 넌 이미 챙겼을 거 같아서. 어제 늦게 들어간 거 같은데, 피곤하지는 않아?
 
유 정호:그치, 누가하는 건데. (장난스레 웃곤) 응, 잘했어. 맛있는 거로 먹었지? (고민하듯 갸웃이다 잡은 손을 끌어다 볼을 기댄다.) 조금? (잘게 웃더니) 이러고 있으면 괜찮을 거 같은데.
 
강 도윤:당연하지. 너도 잘 챙긴거지? 공연장 근처에서 먹어야 했을 거 아냐. (볼에 손을 가져다 대자, 반대로 보이는 손등에 짧게 입을 맞추고, ) 그럼 그러자.
 
유 정호:응, 물론이야. 주변에 괜찮은 곳이 꽤 있으니까 걱정 마. (눈을 깜빡이다 사르르 눈을 접어 웃더니 귀 끝이 붉어진 채로 볼을 댄 손바닥에 살짝 입 맞춘다.) 응, 좋아.
 
강 도윤:다행이네. 하긴, 어제도 잘 먹었으니... 그럴 거 같긴 하다. (빤히 보더니, 짧게 이마에 입을 맞추고서는. ) 오늘은 공연 끝나고 하고 싶은 거 없어? 일찍 들어갈거면 일찍 들어가도 상관 없고.
 
유 정호:그치? (아하하, 짧게 웃음을 터뜨린다. 선물 받은 분홍 장미처럼 붉은 색이 두 뺨에 감돈다.) 너랑 있으면 뭐든 좋아. (아,) 조금 산책? 하늘이던 땅이던, 같이 있고 싶어.
 
강 도윤:(지그시 보더니 활짝 웃고.) 오늘은 땅에 있을까? 환상이건 현실이건... 종종 둘 다 봐야 할 필요가 있으니까. 휴가가... 이틀정도 더 남았으니까, 조금 늦게까지 놀자고 해도 좋아. 오늘도, 내일도.
 
유 정호:응, 좋아. 그러자. (부빗..) 그치만 네가 피곤하지 않았으면 좋겠는 걸. (..베시시) 그래도 오늘 아니면 내일, 한 번만, 욕심부릴게. (볼에 쪽!)
 
그리고 시간을 확인하더니 이제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해야겠다며 관객석으로 갈 것을 요구합니다.
 
사람이 많으면 가기도 힘들 것이라면서요.
 
강 도윤:...하기야. 사랑해, 조금 있다가 보자. (관객석으로 발을 옮깁니다. )
 
관객석으로 강도윤이 돌아옵니다.
 
1시간 전의 텅 빈 관객석이 맞나요?
 
어느새 관객석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강도윤은 자기의 자리에 착석하기 위하여 조심스레 자신의 자리로 향합니다.
 
사람이 참 많네요. 관찰 판정.
 
강 도윤: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3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런데... 관객석에 앉은 사람들 중 상당수가 눈빛이 이상합니다.
 
최고의 마술쇼를 기다리는 거니 들뜨는 건 당연하겠지만...
 
저 눈빛은 그 이상의 것입니다.
 
격양을 넘어선 광기에 찬...
 
종교를 믿는 이들이 신이라도 받드는 걸 기다린다면, 마치 이런 느낌인 것 같습니다.
 
SANC (0/1)
 
강 도윤: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왜저런담...)
 
별 생각은 안 들지만... 어쩐지 찜찜한 기분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죠.
 
조명이 하나둘씩 꺼지고 마술복을 입은 유정호가 나옵니다.
 
어제보다 커진 박수 소리가 들리고,
 
무대에 오른 유정호가 마술을 펼칩니다.
 
클로즈업, 멘탈, 매니플레이션... 등등. 위험천만해보이는 신체절단이나 그런 것들.
 
관람한지 얼마나 지났을까요? 별로 되지 않은 것같은데, 불안함을 느낍니다.
 
사람들의 환호성 사이로... 어째서, 유정호의 안색이 나빠보이죠?
 
창백하게 질려있고, 식은땀이 흐르는 그 모습은 마치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
 
쿵!
 
그 불안을 입증하 듯 유정호가 쓰러집니다.
 
관객석은 환호성 대신 술렁거림으로 변하고,
 
유정호의 동료이자 조시가 화들짝 놀라며 부축합니다.
 
강도윤과 눈이 마주치고, 도와달란 듯이 눈빛을 보냅니다.
 
잠시 와달라는 듯 손짓도 몰래 해보입니다.
 
강 도윤:(관객석에서 조용히 일어나 무대 뒤로 갑니다. 뛰어서!)
 
수많은 관객을 제치고 유정호를 부축한 조수는 관객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할테니, 당신은 유정호를 데리고 무대 뒤 소파에 눕혀달라 부탁합니다.
 
강 도윤:어...네, 알았어요. 구급차도 부를까요? (업듯이 부축하고서는, 조심조심 무대 뒤 소파에 눕힙니다. 이게 무슨 일이야...)
 
비상약이 있으니 괜찮을 거라고 고갤 젓습니다.
 
무대 뒤 소파에 유정호를 눕히고, 시간이 꽤 지난 뒤에 조수가 옵니다.
 
난처한 표정의 조수가 관객들에게 충분히 상황을 설명했으니 괜찮을 거라고 말합니다.
 
강 도윤:(다행이다...) 공연 전부터 이상했어요? 아까 왜 눈치를 못챘지...
 
그게...
 
... 무언가 말을 하지 않은 뭔가 어물적거리는 모습입니다.
 
추궁을 하거나 대인 기능 판정을 성공해야할 것 같네요.
 
강 도윤:
설득
기준치: 80/40/16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말해보실래요? 괜찮아요.
 
으음... 역시 뭔갈 꺼리듯이 입만 우물대다, 결국 이야길 합니다.
 
"유정호 씨가 계속 무리를 하긴 했어요. 제가 함께 일하게 된 것도 얼마 안 되었는데 항상 이래왔다고 해요."
 
"아까 편지도 그렇고... 사람들이 유정호 씨의 마술에 집착하는 것 같기도 하고..."
 
"항상 이랬으면 심각한 거죠."
 
"강도윤 씨에게 연락 못 한 것도 무리해서예요. 건강이 나빠져서 아침에 일어나질 못했거든요."
 
"쉬라고 했는데, 워낙 고집을 부려서..."
 
유정호를 살펴보면 여전히 나쁜 안색입니다.
 
이런 몸 상태로 계속 공연을 한 걸까요?
 
어제는 눈치채지 못했는데...
 
조수는 함께 유정호의 집까지 바래다 줄테니, 오늘 하루만 간호해 줄 수 있겠냐고 묻습니다.
 
저렇게 아파보여도, 잠든 거니까, 하고요. 전에 병원에서도 그랬다고 전합니다.
 
강 도윤:(지끈...) 병원도 갔다왔구나... 그렇게 할게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조수는 차 키를 들고 유정호를 업습니다.
 
그를 따라나가려던 강도윤은 탁자 위에 파란 장미를 발견합니다.
 
기분 탓일까요?
 
어쩐지, 어제보다 더 생기를 띄고 있습니다. 섬뜩할 정도로요.
 
강 도윤:(지그시...) (꽃 챙겨듭니다. 주머니에 찔러넣어요. ) 이상한 일이네.
 
두 사람을 차에 태우고, 조수는 유정호의 집으로 데려다 줍니다.
 
아, 그리고 비밀번호는 애인 생일이랬어요. 그래서 혹시 쓰러진다면 강도윤 씨에게 연락하라고 했었거든요.
 
강 도윤:(물어볼 게 많겠네요...)
 
조수는 그저 흐릿하게 웃습니다.
 
유정호의 집에 도착하면 침대에 눕혀주고, 잘 부탁한다고 말한 뒤에 떠납니다.
 
조수가 말한대로, 유정호를 살펴보면 곤히 잠들어 있을 뿐이네요.
 
그나마 다행인 듯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유정호의 집에 와본 적이 있나요? 서로 바쁜지라, 너무 오랜만일 수도 있겠네요.
 
잠시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이상한 일이 많았고, 유정호는 강도윤에게 어쩐지 아무말도 하지 않을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가령, 저 책상 위에 올려진 파란 장미 같은 것에 대해서요.
 
강 도윤:(...) (주변을 둘러 봅니다...) 아까 장미는, 내가 챙겼던 거 같은데..
 
같은 장미가 한 송이 더 놓여있을 뿐입니다.
 
간소한 가구들이 놓인 방입니다.
 
가장 볼 만한건... 책상이겠네요.
 
강 도윤:(책상을 살핍니다.)
 
자료 조사 판정
 
강 도윤:
자료조사
기준치: 75/37/15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책 두권을 발견합니다.
 
강 도윤:(책 펼쳐서 읽습니다.) ... 이런 책은 몰랐던 거 같은데.
 
샘솟는 마력과 진정한 신. 무슨 내용인지, 감이 잡할까요?
 
책상을 더 뒤져보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닌 것같습니다.
 
강 도윤:(찌풀..) 이걸론 모르겠는데. (책상을 더 살핍니다. )
 
유정호의 글씨로 무언가 적혀있습니다. 알 수 없는 글자로 이루어진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하나, 알 수 있겠네요.
 
수명
 
이 글자는 유일하게 우리의 언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강 도윤:(영어도 아닐 거 아냐...) 수명이면, 무슨... 마법이랑 교환이라도 한다는 거야, 뭐야...
 
알 수없는 정보들에 머리를 붙잡고 있을 때 쯤, 유정호가 잠에서 깨어납니다.
 
잠든 덕분인지 안색이 훨 나아졌네요.
 
유 정호:(깜빡...) 나 쓰러졌었나 보네... ... 미안해, 이젠 괜찮아.
 
강 도윤:(...) 물어볼 게 많지만... 조금 더 쉴래? 배고프진 않아?
 
유 정호:(...)응, 그래야할 거 같아. 배고프진 않은데, 내일도 공연이 있으니까... 더 쉬는 게 낫겠지.
 
강 도윤:내일은 쉬는 게 어때? 이 상태로는 내일도 실신해서 집으로 올 거 같은데.
 
유 정호:(고개 흔들..) 아냐, 오늘 푹 쉴거니까 내일은 괜찮아. 그리고, 내일만 하면 좀 쉴 수 있거든.
 
강 도윤:(뜸..) 뭐, 알았어. 나 물어볼 거 있는데. 집에 있던 장미는 뭐야? 어제, 공연장에서 봤던 거 같아서.
 
유 정호:응? 아, 장미. 그냥 장미야. 꽃말이 기적이잖아? (푸스스) 내 마법은 기적과 마찬가지니까, 음. 부적처럼 있는 거지.
 
강 도윤:...부적? 뭐, 그래. 마법도 있는데 부적이라고 없단 법은 없으니까. ...그런데, 마법은 어쩌다가 하게 된거야? 보통 마술사들이 다 마법을 하는 건 아니잖아.
 
유 정호:그건... 비밀이야. (장난스럽게 웃는다.) 널 못 믿는 게 아니야. 하지만 마술 트릭을 모두 비밀로 하는 것처럼 마법도 마찬가지인거야. 난 우연이 겹치기도 했고.
 
강 도윤:네가 날 믿지 않을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그냥... 그냥. 한번 더 이러면 내 심장이 남아나질 않을 거 같아서. ( 장난조로 말하나 싶더니, 짧게 웃고. ) 알았어. 그럼, 혼자 쉴래?
 
유 정호:...다음엔 안 이래, 정말이야. (다급하게 눈을 굴리더니, 손을 꼭 잡는다.) ...응, 미안해. 더 같이 있고 싶은데, 그러면... 또 네게 온 신경을 쏟을 거 같아. (꼭 잡은 손에 살짝 이마를 댄 뒤에 웃어보인다.) 내일도 공연에 꼭 와줘야 해? 맨 앞 좌석에. 시간은 오늘처럼 2시까지. 사랑해, 도윤아.
 
강 도윤:(깜빡... 손을 순순히 잡혀준 채, 웃는 모습을 빤히도 보더니, 이길 자신은 없다는 마냥.) 응, 알겠어. 믿어, 당연히 믿고 있어. 너잖아. 푹 쉬고 내일 보자. 내일도 맨 앞자리, 두 시까지 가 있을게...나도 사랑해. (조곤조곤 말하더니, 짧게 입을 맞추고서는 방을 나섭니다. )
 
유정호와 헤어지고 강도윤은 집으로 향합니다.
 
거리를 걷던 중... 어쩐지 시선이 느껴집니다.
 
어떤 노파가 빤히 바라보고 있네요.
 
그 시선에 노파와 눈을 마주하면, 혀를 짧게 쯧, 차더니,
 
"억지로 생명을 유지시키는 꼴이 안쓰럽고 독하구만."
 
얘길 합니다.
 
강 도윤:(...?)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래요?
 
"에효..."
 
"말 그대로야. 넌 얼마 지나지 않아 죽어야 할 운명이라고. 그런데 그걸 누가 그러는 지는 몰라도 늘리고 있어."
 
강 도윤:(...) 그런게 가능... 해요? 아니, 애초에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 억지로 늘리면 어떻게 되는데요?
 
"억지로 늘리면 그냥 더 사는 거지. 하지만 그 수명은 남의 것이야. 네가 가져간 수명의 주인들은 저주를 받겠지."
 
강 도윤:수명을 가져오는 방법이... 그게, 뭔데요...? 전 평범한 사람이라, 제가 죽을것도 모르는데. ...
 
"내가 신도 아니고 어떻게 알어. 난 사주나 조금 볼 수 있어서 네 수명이 늘어지고 있다는 거나 아는 거지."
 
"이제 할 말 없다. 내가 한 말이나 명심해. 큰 화를 당한다."
 
강 도윤:(...) 감사합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꾸벅 인사합니다...)
 
"...예의는 바르구만."
 
그러곤 종적을 감춰버립니다.
 
기묘한 기분을 끌어안고, 강도윤은 집으로 귀가합니다.
 
오늘은 쉽게 잠들긴 어렵겠네요.
 
~
 
어렵사리 잠든 어젯밤을 넘어서 눈을 뜹니다.
 
공연은 두 시라고 했었죠.
 
다행히 아직 시간은 남았습니다.
 
적당히 시간을 떼우고 가거나 안가는 방법이 있겠네요.
 
강 도윤:... 가면 어떻게 될지, 안가면 어떻게 될지... 와달라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겠지만, 그럼...
(공연장 근처에서 시간을 때웁시다...)
 
근처에서 시간을 떼우려고 공연장을 가니...
 
일찍 왔음에도 관객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어제 관람을 끝까지 하지 못한 탓인 듯 싶네요.
 
미리 들어가 있는 게 좋겠습니다. 맨 앞자리에 앉아야하잖아요?
 
강 도윤:(미리 들어갑니다. 장미는... 가방에 넣어뒀어요. )
 
맨 앞자리에 앉아 시간을 떼우다보면
 
어느새 조명이 어두워지고
 
마술복을 차려입은 유정호가 박수를 받으며 무대 앞에 섭니다.
 
맨 앞자리에 앉은 강도윤을 보면서 기쁜 듯 지팡이를 흔들고요.
 
몇가지 마술을 선보인 유정호는
 
도우미가 필요하다며, 강도윤을 지목합니다.
 
"거기 앉아 계신 숙녀 분? 정말 아리따우시네요. 부디 제 마술을 도와주시겠나요?"
 
하고 옅게 웃습니다.
 
강 도윤:(...?) 네...? (어째 좀 당황은 했으면서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
 
강도윤이 무대 위로 올라오면 한 손을 내밉니다.
 
강 도윤:(손을 내밀어 손을 잡고서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봅니다...)
 
그리고 옅게 웃더니, 무대 위로 수없이 많은 파란 장미를 피워냅니다.
 
공연장에 머리가 아찔해질 만큼 강렬한 장미 향이 퍼집니다.
 
생기를 가득 머금은 다른 푸른 장미를 꺼내더니, 강도윤에게 내밉니다.
 
받아달라는 듯, 그의 표정은 너무나도 간절합니다.
 
강 도윤:(...) ( 장미꽃을 건네받습니다. 손에 들린 꽃을 찬찬히 보더니, 이내 눈을 돌려 표정을 자세히 봅니다. )
 
간절함이, 티없는 맑은 기쁨으로 바뀌어있습니다.
 
푸른 장미를 받을 건가요?
 
강 도윤:(...주는 걸 어떻게 거절하겠어. 저렇게 웃는데...) (받습니다. )
 
~
 
강도윤은 손을 뻗고, 파란 장미를 거머쥡니다.
 
유정호의 표정은 환희로 물들고,
 
관객석에 앉아있던 관객들이 손뼉을 칩니다.
 
...
 
뚝.
 
그리고 박수소리가 멎습니다.
 
관객들이 동시에 일어나더니 일정한 발걸음을 맞추어 공연장 밖으로 나갑니다.
 
언뜻 바라본 관객들은... 표정이 전혀 없습니다.
 
마치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시체처럼요.
 
왜 이런 결말이 되었는지는... 강도윤, 당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래도, 이것이 당신이 원한 결말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요.
 
두 사람 만의 행복이더라도, 강도윤, 당신이 만족한다면
 
그리고 유정호가 기뻐한다면...
 
이 역시, 기적과 마찬가지 아니겠나요?
 
유정호 생환, 강도윤 생환
 
죽을 운명이었던 날이 다가오더라도 강도윤은 유정호와 오래도록 살아갑니다.
 
~
 
엔딩 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