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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알 로그 백업

새벽이 밝는다.

 

 
새벽이 밝는다.
 
w. 파란모자
 
PC. 한 소예 KPC. 위트 캐릴
 
---
 
최후를 맞이하는 순간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것 만큼 비참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의연했다고나 할까요.
 
한소예의 주변을 가득 메워,
 
손을 잡고 슬퍼하는 그들이 보입니다.
 
목을 놓아 우는 소리가 시끄럽게 느껴지지 않은 것은
 
청각이 둔해졌기 때문일까요.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승사자가 마중을 나온 것도 아니고,
 
여태까지의 인생이 주마등으로 영사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쩐지 졸립니다.
 
아주 졸립니다...
 
...
 
졸린 눈을 깜빡이며
 
마지막으로 시야에 담은 것은
 
위트였습니다.
 
당신의 발치에서 흐려진 표정을 짓는.
 
나의 소충한 친구.
 
부디 그의 앞날에 빛과 희망이 있기를.
 
그에게 마지막 미소를 지어주고,
 
한소예는 고개를 떨굽니다.
 
아주 긴 잠에 빠져들 때입니다.
 
아주...
 
아주 길고 오랜 잠에요.
 
...
 
...
 
...
 
두 발에 차가운 무언가가 닿습니다.
 
몸이 짓누르는,
 
몸을 짓누르는 무게가 느껴집니다.
 
어디선가 들어오는 얕은 공기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차가운 달빛이 몸을 감싸고
 
퀘퀘한 먼지냄새가 납니다.
 
마치 살아있는 것 처럼요.
 
당신은 죽었는데도 말이예요.
 
...
 
위트 캐릴:소예야...? 너 맞아, 소예야?
 
한 소예:....?
 
익숙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부셔오는 눈을 찌푸렸다가
 
다시 뜨게되면,
 
아직 흐린 시야에 누군가의 인영이 보입니다.
 
위트 캐릴:소예야, 내 말 들려?
내가 누군지 알겠어?
 
응? 다급한 재촉이 이어집니다.
 
한 소예:어.. 들려..
 
위트 캐릴:나, 내가 누군지 알겠어?
 
한 소예:응. 당연히 알지.. 근데 이게 뭐야...?
나 분명.. 죽지 않았나?
 
느껴잘리 없는 감각과 있을 수 없는 상황에 혼란을 느낍니다.
 
여기는 사후세계일까요?
 
아닙니다, 그런건 없을 겁니다.
 
이것은 현실입니다.
 
위트의 주변을 나뒹구는 낡고 수상한 양피지들, 잉크 범벅이 된 위트의 손,
 
그리고 오랫동안 잠을 자지 못한 그의 안색까지...
 
이상하지 않은 게 하나도 없습니다.
 
이건 마치...
 
살아서 돌아오기라도 한 것 같잖아요,
 
위트 때문에.
 
SANc 0/1
 
한 소예: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위트 캐릴:됐어, 성공한 거야...
다행이야, 소예야, 이제 됐어...
 
와락, 당신을 끌어안습니다.
 
무게도 느껴지고, 이것은 분명이 현실입니다.
 
성공은, 무슨 말일까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한 소예:..성공이라니 무슨 소리야?
 
위트 캐릴:너를 살린 거. 다시 돌아와서 다행이야...
(꼬오옥)
 
한 소예:(얼떨결에 안겨선) 날 살려? 무슨 방법으로?
 
위트 캐릴:응, 널 살렸어. 그냥, 오래된... 주문 같은 거.
위험한 짓은 안했어, 정말이야!
 
한 소예:....정말이지? (그제서야 꼬옥 끌어 안으며)
 
위트 캐릴:응, 정말이야. 널 두고 내가 가면 어떡해. (베시시)
 
대답을 들어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겁니다.
 
주위를 둘러보는 건 어떨까요?
 
이곳은 확실히, 위트의 방이니까요.
 
자신의 몸, 책상 위의 달력, 바닥의 떨어진 양피지 를 볼 수 있습니다.
 
한 소예:(일단 자신의 몸을 살펴봅니다)
 
위트에게서 떨어져 자신을 내려다 봅니다.
 
평범한 몸입니다.
 
방금 살아나서 그런지 살짝 차갑기도 하지만,
 
제대로 옷도 입고 있고...
 
정말 당신이 살아 돌아오기는 했나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걸
 
위트 '덕분' 이라고 해도 괜찮은 걸까요?
 
위험한 짓은 안했다고 하더라도
 
이게 옳은 일일까요.
 
한 소예:...
(위트를 힐끔 보곤 바닥에 양피지를 살펴봅니다)
 
바닥에 양피지를 살피려하자,
 
위트 캐릴:아, 잠깐...
네게 보여줄 만한 건... 아닌 거 같아.
 
한 소예:...?
 
라며, 이상한 문서더미를 치웁니다.
 
수상한 모습이죠.
 
분명 위험한 짓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혹시 거짓말이라면?
 
한 소예:..왜 숨기는 거야?
나한테 못 보여줄 이유가 있어?
 
위트 캐릴:네가 볼 만한 게 아니라서 그래.
거짓말은 아냐, 내가 너에게 거짓을 말해서 뭐하겠어.
네가 이렇게 살아서 돌아오기까지 했는데,
거짓말을 할리가 없잖아. 단지,
정말 네가 볼만한게 아니여서 그래.
 
한 소예:...그럼 대략이라도 설명해줘. 무슨 주문으로 날 살렸는지.
 
위트 캐릴:그건, 나도 잘은 몰라. 오래된 것들을 조합해서 너를 살린 것밖에 없어.
 
한 소예:...(짧게 고개를 끄덕이곤) 좀 혼란스럽다.
애초에 죽은 사람이 살아난다는 것 자체가 허무맹랑한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위트 캐릴:응, 그렇지? 그렇지만, 넌 지금 살아났어, 다행이지, 정말.
 
달력 볼 수 있습니다.
 
한 소예:(다행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달력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시간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겠지요.
 
주위를 둘러보다 벽에 걸린 달력을 확인합니다.
 
오늘은...
 
당신이 죽은지 딱,
 
3주가 되는 날입니다.
 
3주동안, 위트는 당신을 살렸단 소리입니다.
 
한 소예:..3주동안 계속 이러고 있었던 거야?
 
위트 캐릴:...
벌써 그렇게 지났나 봐.
 
한 소예:...
 
위트 캐릴:그동안 계속 그리워했어.
내가 얼마나 기쁜지...
 
한 소예:..미안해. 혼자 두고 가버려서.
네가 그리워할 동안에도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데
미안하고 고마워...
 
연하게 웃음을 짓더니,
 
위트는 시계를 보고, 창을 한 번 보고선
 
커튼을 칩니다.
 
위트 캐릴:당분간은, 우리집에서 지내자.
갑지가... 죽었던 사람이 살아서 돌아온다고 하면 다들 놀랄테니까.
조금 기간을 가지고, 천천히 돌아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해서...
 
한 소예:하긴.. 죽었던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면 다들 놀라겠다.
그런데 천천히 돌아간다고 해도 놀라는 건 같지 않을까?
 
위트 캐릴:으음...
일단... 친한 사람 한 두명부터 천천히.
이런식으로.
괜찮지?
 
한 소예:..응. 알았어.
(짧게 고개를 끄덕이곤 커튼을 바라봅니다)
 
평범한 커튼입니다. 암막커튼으로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커튼이네요.
 
위트 캐릴:그리고, 많이 놀랐을텐데 조금 쉬었다 일어날까?
살아났으니까 몸이 피곤할 수도 있고...
어때?
 
한 소예:..그래, 좋아. 그렇게하자. (웃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위트가 잠시 서성이는가 싶더니,
 
옷장에서 옷가지를 꺼내 빌려줍니다.
 
편한 옷이랍시고 빌려준 거 같네요.
 
자신의 침대를 내어주며 장난스레 웃어보입니다.
 
위트 캐릴:이러니까 꼭 우리 집에 놀러온 거 같다, 그치?
(베시시) 잘 자.
 
한 소예:그러게. (웃으며 답합니다) 너도 잘자..
 
서로 인사를 하고, 위트는 방을 나옵니다.
 
어쩐지 어색한 기분입니다.
 
그럴만도 하죠, 당황스럽다구요, 생환이란 것은.
 
죽었다 살아난 적이 있어야 말이죠...
 
어쩐지 몸이 고단합니다.
 
부활에 대한 대가일까요?
 
오래 생각하는 것도 힘이 부칩니다.
 
아아...
 
죽을 때 마치, 이런 기분 아니었나요...
 
한 소예:....
 
...
 
...
 
꿈도 꾸지 않고 눈을 뜹니다.
 
협탁의 시계가 보이네요.
 
오후 8시입니다.
 
커튼 너머의 밖은 이미 밤이 찾아와 어둑합니다.
 
어제 몇시에 잤는지는 몰라도, 꽤나 오래 잤다는 건 알 수 있겠네요.
 
한 소예:...(커튼 너머를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면
 
기분 나쁜 축축함이 몸 전체를 덮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립니다.
 
무언가, 비린내가 나서 침대 시트를 살펴보면
 
...
 
자신의 것으로 추정되는 피가 흥건히 묻어있습니다.
 
SANc 1/1d3
 
한 소예: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3 의 이성을 깎아주세요
 
당황해 자신의 몸을 둘러본다면,
 
'앞면은'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합니다.
 
한 소예:....
(손으로 제 어깨너머를 만져봅니다)
 
어깨너머 뒷면을 만져보면
 
질척한 피가 묻어나옵니다.
 
하지만 어디가 다쳤는지는 알 수가 없네요.
 
거울이 필요할 거 같은데...
 
한 소예:(방안에 거울이 있는지 둘러봅니다)
 
방안에 거울은 보이지 않습니다. 방 밖으로 나가면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화장실말이에요.
 
한 소예:(아하, 손에 묻은 피를 털어내곤 방 밖으로 나갑니다)
 
방 밖으로 나왔습니다.
 
어디로 가시겠어요?
 
한 소예:(화장실로 갑니다)
 
화장실로 향합니다.
 
...
 
어라.
 
거울이 모두... 깨져있습니다.
 
한 소예:어...
 
이래서야, 보고 싶어도 못보겠네요.
 
한 소예:음.. (깨진 거울 가만히 보더니 밖으로 나옵니다)
거울이 왜 깨져있지..
 
때마침
 
현관문을 여는 도아락 소리가 들립니다.
 
당연히 위트겠죠.
 
현관문에 발을 들이고 거실바닥을 바라보며
 
꺄아아아아아악ㅡ!
 
비명이 들립니다.
 
툭, 가방을 떨어뜨리는 소리가 나더니 다급하게 집 안을 둘러보곤,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와락 끌어안습니다.
 
한 소예:....(놀란 눈으로 바라봅니다)
 
위트 캐릴:미안해... 혼자라서 놀랐지?
 
...
 
미안해 하는 초점이 잘못되지 않았던가요?
 
피에 대해서 놀란 게 아닌,
 
당신이 없어져서, 다시 죽었을까봐 놀란 걸까요?
 
한 소예:....아니야, 괜찮아..
 
위트 캐릴:그래도 미안해...
 
물론 당황한 눈치이긴 합니다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싶습니다.
 
한 소예:(위트를 잠시 바라보더니) 근데.. 아까보니까 거울이 다 깨져있던데..
 
위트 캐릴:아, 으응. ...(별 다른 말은 안하고 그저 고개만 슬 끄덕입니다.)
 
한 소예: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위트가 무엇을 숨기는지 궁금해집니다)
 
위트는, 숨기는 게 없습니다. 단지 진실만을 말하고 있어요.
 
그리고... 약간의 공포정도.
 
한 소예:...
(잠시 위트에게서 물러나 집 안을 살펴봅니다)
 
당신이 돌아다닌 곳에
 
피가 흥건히 떨어져 있습니다.
 
한 소예:아...
(흥건한 피 봄... 미안해짐)
 
위트 캐릴:(깜빡...) 피는 치우면 되는 거야. (은은..)
 
한 소예:그래도.. 아, 맞다. 거울이 없어서 못 봤는데
나 혹시 뒤에 상처같은 거라도 난거야?
 
위트 캐릴:...그게... ...
잘 모르겠어, 피로... 뒤덮여서...
(은은...)
 
한 소예:(은은...)
 
위트 캐릴:내가 좀 닦아줄까?
 
한 소예:(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어디선가 흐르는 피를 닦아줍니다.
 
이상하게도 고통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
 
한 소예:...(느낌이 나지 않자 고개를 갸웃합니다) 상처가 아닌가...?
 
닦는데... 집중했나 봐요, 대답이 없네요.
 
그렇게 피가 묻은 휴지나, 물티슈나
 
잔뜩 쌓이고 나서야 되었다며 새 옷도 가져다 줍니다.
 
그러고 보니 아직 방의 흥건한 피에 대해서는 말을 안했죠.
 
말을 할 건가요?
 
한 소예:아.. 맞다. 방도 비슷한 상황인데..
(시무룩해져선) 미안..
 
위트 캐릴:(방에 들어갔다가... 나오기)
아냐, 괜찮아!
침대는 못쓰겠지만, 이불은 많으니까.
아, 그리고 배고프지? 기다려봐, 내가 저녁 해줄게.
 
...
 
당신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저녁식사를 준비합니다.
 
새벽 2시가 되어서야 먹는... 아주 늦은 식사지만요.
 
식탁에 당신을 앉히고,
 
곧이어 먹음직스러운 요리들을 내어줍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허기가 지지 않습니다.
 
하물며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아요.
 
한 소예:....잠이 덜깬건가..
(고개를 갸웃하곤 가만히 바라보기만 합니다)
 
이런.
 
식탁에 앉아 식사를 시작해야하는데,
 
둘 중 누구 하나도 선뜻 먹는 이는 없습니다.
 
그나마 위트가 깨작거리면서 먹기 시작합니다.
 
당신은요? 수저를 드나요?
 
한 소예:..(그제서야 조금 먹어봅니다)
 
위트는 그 모습을 힐끗 보더니,
 
당신 근처에 음식들을 조금조금씩 놓아줍니다.
 
다만... 당신은 아무런 맛도 나지 않네요.
 
허기가 가신다는 것도요.
 
애초에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그저 몸에 무언가 쌓이는 기분입니다.
 
위트 캐릴:맛은 있어...? (눈치)
 
한 소예:응, 맛있어. 요리 실력 좋은데? (티내고싶지 않은지 싱긋 웃으며 답합니다)
 
위트 캐릴:그래? 다행이다! (그제야 밝아지더니)
네가 죽고 난 뒤에, 다들 슬퍼했어.
 
천천히 말을 합니다.
 
당신이 죽고 난 뒤에 어땠는지, 친구들은 어떻게 지내는 지...
 
여기서 지내다가 나중에 만나보자 라는 등,
 
일상적인 이야기들을요.
 
한 소예:응.. 그랬구나.... (주변사람에 관한 이야기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된다면 빨리 만나고싶다.
 
위트 캐릴:(연하게 웃어보입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눕니다.
 
위트가 주로 대화의 흐름을 이어가네요.
 
그럴 수밖에요, 당신은 죽었다 살아난지, 이제 1일인걸요?
 
어땠을지 모르겠네요. 즐거웠을 수도 있고,
 
어쩌면 음식이 쌓이는 기분 탓에 그리 즐겁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시간은 흐르죠.
 
시선이 잠시 커튼이 걷힌 창으로 향합니다.
 
창 밖을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보시겠어요?
 
한 소예:(슬쩍 시선을 돌립니다)
 
창밖을 보려면 관찰 판정
 
한 소예: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
 
창 밖이 어제보다 어두운 것 같네요.
 
특별한 점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다시 시간을 흘러보냅니다.
 
...
 
몇 시 쯤 되었을까요?
 
시계를 돌아보니, 새벽 5시.
 
동이 틀 쯤입니다.
 
그리고 위트는 다시 집 안에 있는 모든 커튼을 칩니다.
 
또 어느새 정리된 침실로 당신을 안내합니다.
 
이제 자야 할 시간이라고 말하 듯.
 
한 소예:(닫힌 커트를 빤히 보다 위트를 따라갑니다)
 
어제와 마찬가지입니다.
 
잘 자.
 
연하게 웃으며 방 문을 닫아줍니다.
 
자야할 시간이에요.
 
...
 
...
 
...
 
이와 비슷한 일상이 이어집니다.
 
며칠의 시간이 흐른 걸까요?
 
또 아무런 꿈도 꾸지 않고,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시계를 살펴보면,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인
 
오후 7시에 깨어났습니다.
 
어째, 시간이 지날 수록
 
몸이 무겁고 속이 더부룩합니다.
 
여전히 이불은 피범벅으로 되어있고,
 
이상하게도 첫날부터 흘린 피는 멎지가 않습니다.
 
더 이상한 점은 이 피가 마르지 않는다는 것이겠죠...
 
이제 이불은 피와 고름으로 푹 젖어있습니다.
 
찰박거리며 피가 바닥을 메우고 있습니다.
 
한 소예:...
(바닥을 메운 피를 기분 나쁘다는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질척거리고 마르지않는 피.
 
기분 나쁠만 하죠.
 
방 밖으로 나가볼까요?
 
한 소예:(나갑니다)
 
방 밖으로 나와도, 위트는 보이지 않습니다.
 
여전히 거울도 없고, 피는 뚝뚝 떨어집니다.
 
본인이 볼 때는 멀쩡한데 말이에요.
 
집안을 둘러볼까요?
 
한 소예:(둘러봅니다)
 
음, 눈에 띄는 건 역시 없지만,
 
어제 먹다 남은 음식이 식탁 위에 잘 보관되어있네요.
 
여전히 배는 고프지 않고,
 
식욕도 돌지 않습니다.
 
하지만 먹어야 사는 것이다, 라고 얘기했었죠.
 
그리고 살아 돌아온 이후로 꼬박꼬박 밥을 먹기도 했으니,
 
습관처럼 손이 갈 수도 있겠습니다.
 
먹을 건가요?
 
한 소예:(음식을 잠시 바라보더니 한입, 먹어봅니다)
 
역시나 몸에 쌓이는 기분입니다.
 
맛도, 냄새도 느껴지지 않아요.
 
더 먹을까요?
 
한 소예:....
(쌓이는 기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궁금한 듯 더 먹어봅니다)
 
좋아요.
 
한입, 두입...
 
더 먹다보면 어쩐지 몸이 무거워지며 토할 것 같은 기분을 참을 수 없습니다.
 
한 입을 더 먹을까요?
 
한 소예:으....
(느낌이 정말 싫었는지 인상을 쓰며 손으로 입가를 가립니다)
더는 안 먹을래..
 
몸에 얹힌 기분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런, 멈춘다고 멈췄지만,
 
참을 수 없는 구역질이 올라오고,
 
화장실로 달려갈 새도 없이
 
바닥에 토사물을 흩뿌립니다.
 
하지만 어쩐지 기억하던 감각이 아닙니다.
 
몸에서 무언가 계속 밀려나옵니다.
 
정신없이 구역질을 하면,
 
...
 
방금 입에 넣었던 음식부터,
 
어제 먹었던,
 
그저께 먹었던 것들이,
 
소화되지 못한 채로 상하고 썩어서
 
피바다에 철벅철벅
 
떨어집니다.
 
...
 
...
 
한 소예:.....
 
토사물이 떨어진 피바다를 보면,
 
본인의 인영이 보일 것 같습니다.
 
거울이 없으니, 이렇게라도 반사된 자신을 확인할 수 있겠죠.
 
보실래요?
 
한 소예:....
(기분나쁘지만 궁금했는지, 반사된 모습을 확인해 봅니다)
 
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합니다.
 
...
 
그것은, 자신이 아닙니다.
 
그럴리가 없습니다.
 
얼굴이 반쯤 떨어져 나가고,
 
남아있는 피부마저도 썩은,
 
눈알이 녹아내린 시체.
 
아주 끔찍한 시체.
 
무언가 잘못된 것이 틀림 없습니다.
 
SANc 1/1d3
 
한 소예: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어 아이디어(지능) 판정
 
한 소예: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살아나고 나서,
 
위트가 급하게 양피지를 숨겼단 사실을 떠올립니다.
 
그것을 자신의 책상 서랍장에 넣었었죠.
 
한 소예:....
 
그의 방을 자세히 둘러볼까요?
 
한 소예:(위트의 방을 둘러봅니다)
 
창문이 있는 작은 방 입니다.
 
바닥에는 당신의 피가 고여있고,
 
침대와 혐탁이 있습니다.
 
업무 또는 공부용 책상도 있네요.
 
책상에는 수납을 위한 서랍장이 몇 개 달려있습니다.
 
한 소예:(책상 위를 먼저 살핍니다)
 
깔끔하게 정돈된 책상입니다.
 
책 몇 권이 책꽂이에 꽂혀 있습니다.
 
앨범 과 일기장을 볼 수 있습니다.
 
한 소예:(일기장을 펼쳐 봅니다)
 
익숙한 글씨체로 짤막한 일기들이 쓰여있습니다.
 
며칠은 빼먹기도 하고, 가끔 한탄하듯 긴 줄의 이야기가 쓰여있기도 합니다.
 
앞장부터 천천히 읽어본다면,
 
그다운 이야기들이, 그의 속마음이 한가득 쓰여있습니다.
 
그 오랜 시간동안 같이 지냈지만,
 
진정으로 깊은 곳에 있는 이야기들까지 들은 적이 있던가요.
 
새로운 면을 찾은 것 같아 기분이 묘합니다.
 
...
 
한 소예:...
(본인이 살아났던 날짜의 일기는 없는지 살펴봅니다)
 
살펴보아도,
 
그날은 적혀있지 않습니다.
 
대신
 
당신이 죽은 날의 일기는 있네요.
 
맨 마지막 장.
 
딱 한 줄만 적혀있습니다.
 
나는 너 없이 어떻게 사는지도 잊어버렸어.
 
...
 
창문서랍장
 
한 소예:(서랍장을 열어봅니다)
 
서랍장은 여러 칸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작은 틈으로 열린 것이 보이는 칸이 유독 눈에 띕니다.
 
한 소예:(눈에 띠는 칸을 열어 살핍니다)
 
자료조사 판정
 
한 소예: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양피지가 들어있네요.
 
그 내용은...
 
세간에서 쉬이 찾을 수 없는
 
인간의 부활에 관한 자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매우 모독적이고 기이하며,
 
절대 정상적인 방법이 아님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SANc 0/1
 
한 소예: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
 
아무말
 
양피지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이 주문을 사용했겠지요.
 
창문
 
한 소예:...
(창문으로 향합니다)
 
커튼을 걷어내고 창문 밖을 바라봅니다.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하늘을 시커멓습니다.
 
반짝이는 것들 없이
 
칠흑같은 검은 색입니다.
 
그 어느 집 한 채도 불이 켜지 있지 않습니다.
 
지근거리 너머의 공간은 누군가 잡아먹기라도 한 듯
 
검은 색으로 원근조차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바닥에 무언가 액체가 고여있으나
 
어두워 그 색은 구분되지 않습니다.
 
...
 
한 소예:...새벽...
(방 안에 시계가 있는지 살펴봅니다)
 
지금은 새벽 3시 쯤입니다.
 
동이 틀 때면, 5시겠지요.
 
...
 
그런데 위트는요?
 
꽤 늦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하지만 돌아오지 않았어요.
 
일이 생겨서 늦는 걸까요?
 
그치만, 봤잖아요?
 
아까 바라본 창문 밖은...
 
...
 
저 밖으로 나갔다면,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원한다면 찾으러 나갈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한 소예:...
(위트를 찾으러 밖으로 나갑니다)
 
좋아요.
 
집 박을 나가기 위해 현관문을 열면,
 
무언가 묵직한 것에 걸려
 
문이 활짝 열리지 않습니다.
 
문 밖을... 확인해볼까요?
 
그정도의 틈은
 
있습니다.
 
한 소예:(짧게 숨을 내쉬곤 확인해 봅니다)
 
확인해보면
 
...
 
웅크리고 있는 위트입니다.
 
열린 문에 놀란 듯 벌떡 일어나서
 
위트 캐릴:아, 소예야?
어서 들어가, 사람들이 보면 어쩌려고...
 
하며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한 소예:....
 
위트를 보면, 눈과 코가 빨갛게 헐어있네요.
 
...
 
우리, 대화를 해볼까요?
 
한 소예:...밖에서 뭐하고 있었어..? (애써 웃으며 말을 건냅니다)
 
위트 캐릴:...그냥 있었지, 뭘.
별 다를 게 있겠어.
 
한 소예:그렇구나..
(잠시 짧게 한숨을 내쉬곤 말을 이어갑니다)
..있잖아.... 나 진짜 살아있는 건 맞아?
 
위트 캐릴:그럼, 살아있지.
넌 살아있어.
살아있어... 소예야.
나처럼.
 
한 소예:...내가 보기에는 너무 다른 것 같아서.
 
위트 캐릴:(...)
무슨 소리야, 네가 볼 방법도 없을텐데...
 
한 소예:(그저 웃어보입니다)
 
위트 캐릴:...
없잖아, 이 집에 거울은 내가 다,
(...)
 
한 소예:있잖아, 모든 사실은 언젠가 다 보여지게 되더라.
아무리 그걸 덮으려고 애써도, 막아도.
...그냥 다 말해주면 안 될까?
나 무슨 말을 들어도 웃으면서 들어줄 자신 있는데.
 
위트 캐릴:...내가,
내가...
...
 
한 소예:..(들을 준비가 되었다는 듯 그저 바라봅니다)
 
위트 캐릴:(...)양피지도 봤겠네?
 
한 소예:(고개를 끄덕이곤) 응.
 
당신의 몰골이 어떤지 알고 있음에도
 
다 녹아내려가는 시체의 모습임에도
 
당신을 살짝 끌어안습니다.
 
악취가 날법도 하지만, 그런 기색은 보이지도 않고.
 
한 소예:.... (머뭇거리다 살짝 토닥입니다)
그동안 많이 무서웠겠다.
 
위트 캐릴:...그냥, 너인걸. 무서울리 없어.
...
설명할 것도 없고. 그 거에 적힌 내용 그대로야.
나는,... 네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그건, 우리가 인사를 해도 마찬가지일 거야.
 
한 소예:... 그렇구나..
 
위트 캐릴:불안하고, 무서웠어. 내 인생의 절반가량을 잃는 건데,
어떻게 내가... ...
 
한 소예:...응, 많이 힘들었지?
 
위트 캐릴:응, 그래서 너를 살렸어... 근데... 그런데...
 
한 소예:...내가 네 입장이라도 분명 그렇게 했을거야.
그래도 있잖아..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이별을 겪어야하는 존재야...
우리는 그저 그 시기가 조금 빨랐을 뿐이고,
네 노력 덕분에 조금이라도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것 뿐이야.
...네가 나를 잃어서 무서웠던 만큼 나도 지금 내가 널 망치고 있는 것 같아 무서워.
 
위트 캐릴:...아냐, 넌 잘못없어. 어떻게 네가 잘못이 있겠어.
소예야, 어쩌면 좋을까? ...
널 잃는 것도 무서운데, 우리가 살아갈 곳도 사라지고 있어.
...모든 게 무너져 가. 모든게... 널 다시 잃고 싶지는 않은데... 어떡해?
 
한 소예:...아까 보이던 풍경이.. 그런 모습이구나.
..나도 다시 이별을 겪고 싶지는 않아.. 하지만, 나 때문에 네가 더 불행해 지는 건 싫어.
내가 없는 것이 더 불행하다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난 이미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니잖아?
사람마다 각자 있어야할 곳은 정해져 있는거야. 산 사람은 보란듯이 잘 살아줘야지. 응?
 
...
 
위트 캐릴:내가, 어떻게 네 선택을 막을 수 있을까.
 
한 소예:글쎄, 네가 나라면 어땟을 것 같아?
 
위트 캐릴:...너 진짜 나쁜 거 알지.
 
한 소예:모든 걸 알면서도 내 옆에 남을 수 있었을까?
 
위트 캐릴:...미워할거야, 엄청 미워할래.
 
한 소예:...응. 그러자. 아주 미워해줘.
그래도 가끔은... 좋은 추억이었다고 생각해줘.
 
위트 캐릴:...싫어, 전부 미워할거야.
그리고
산 사람은 보란듯이 잘 살거야.
그니까 너가 꼭 봐야해. 알지?
 
한 소예:..응. 그럴게.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답합니다)
 
위트 캐릴:우리 소예, 우리 선생님... (꼭 끌어안곤) 잘 자.
 
...
 
대화가 끝날 쯔음에
 
저 새카만 하늘 너머로
 
동이 트는 것이 느껴집니다.
 
오직 이 순간을 막기 위해서
 
어둠 속에 자신을 숨기던 위트는
 
이제 그저 손을 잡고 뜨는 해를 바라볼 뿐입니다.
 
위트 캐릴:...널 떠나서, 내가 살아볼게.
 
새벽빛이 한 발짝씩 다가옵니다.
 
그것이 피투성이의 발에 닿았을 때,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몸이 사라진다는 것은
 
이런 감각이군요.
 
맞잡은 위트의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항상 말없이 울던 그가,
 
숨을 고르지 못하면서 울음을 토해냅니다.
 
한 소예:....
 
가지 말라는 듯이,
 
당신을 다시금 꽉 붙잡습니다.
 
아.
 
다시 한 번 죽음을 맞이할 때 입니다.
 
어쩐지 새로운 기분도 듭니다.
 
당신의 친구가 곁을 지켜주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산 사람의 따뜻한 온기가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정말 따뜻해요.
 
너무나요.
 
그 온기에 눈이 감깁니다.
 
졸려오고, 또 졸려옵니다.
 
울음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의식도 멀어지지만,
 
두렵지 않습니다.
 
당신은 그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며,
 
당신 또한 그를 지켜볼테니까요.
 
...
 
...
 
...
 
새벽이 지나 아침이 밝았습니다.
 
피가 흥건하던 골목도
 
검었던 하늘도 온데간데 없습니다.
 
그의 세계는 이렇게 돌아왔고,
 
그는 그렇게 내일을 살아갑니다.
 
잘 가, 소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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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C 위트 생환, PC 한소예 로스트
 
ENDING B. 새벽이 밝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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